[현충일]“기념하라, 기억하라, 잊지 말라.” (출 12:23-27, 고전 11: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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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하라, 기억하라, 잊지 말라.”
출애굽기 12:23-27, 고린도전서 11:23-26
1.
몇 해전 온 나라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 증후군)로 난리입니다. 패닉 상태라고 할 수 있겠죠.
사람들이 예민해 졌어요. 지하철에서 마스크 쓰지 않고, 재채기라도 해 봐요. 홍해 갈라지듯 사람들이 좌우로 나뉜다고 해요. 흘겨보는 눈초리가 무섭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셔요.
옆 사람이 무서운 존재일 수 있어요. “혹시?”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겠죠?
솔직히 “오늘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습니다.”라고 해야 하나? 몇 번이나 생각했었죠.
우리는 메르스와 비슷한 사례를 몇 번이나 경험하고 있었어요.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의 충격파였죠.
에이즈는 아직 소멸된 병은 아니지만, 잊혀져가고 있지요.
광우병 소동이 있었어요. 주로 4~5년 된 소에게 발생하는 전염성 뇌질환인데 사람에게 발생하는 야곱병이라고 하는 인간광우병 소동이었어요. 2008년 촛불집회 시위를 불러온 병입니다. 이명박 정부에게 정치적 위기를 가져왔던 사건이 되었었죠.
2003년에는 사스, 2014년에는 에볼라, 메르스는 반복되는 사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떻게 되었나요?
한 때 불안하게 하고, 난리가 되긴 하였지만 지금은 잠잠해졌어요. 메르스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지나가고 나면, 불신이라는 상처가 국민의 마음에 흔적으로 남긴 하겠죠.
400여일 전 세월호 참사 때, 우리나라는 공황상태였어요.
적폐(積幣)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호들갑을 떨었지만, 변화 없이 여전하다는 것을 국민은 잘 압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정치인들과 부정부패한 관료들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들끓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조금씩 성숙해 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릴 수 없어요. 메르스도 지나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억하고, 잊지는 않아야 합니다.
예언하건데, 앞으로 또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신종공포를 만들 겁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바이러스도 치료제의 발전에 맞추어 변이하여 사람과 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메르스의 사태가 가져온 불신의 그림자가 지워지기를 바랍니다.
2.
우리는 6월을 호국의 달로 지킵니다. 6일은 현충일(顯忠日)이었고, 6.25가 있는 달입니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아 가슴이 아픕니다.
* 미국은 1971년에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전몰장병기념일(Memorial Day)로 지킵니다.
국가 위기의 때에 국가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날이죠. 남북전쟁 당시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작된 행사였는데, 국경일로 정한 것입니다.
*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11월 11일과 가까운 주일을 리멤브런스데이(Remembrance Day)로 기립니다. 영국연방 국가들은 11월 11일을 현충일로 기념합니다.
* 독일은 교회력에 따릅니다. 대강절 전 둘째 주일에 전몰자를 기립니다. 올해는 11월 15일이 됩니다.
* 우리나라 현충일은 1956년에 지정되었습니다. 조상들이 24절기 중, 손이 없다는 청명(淸明), 한식(寒食)에는 사초(莎草)(무덤에 잔디 뗏장을 입힘)와 성묘(省墓)를 하고, 망종(芒種) 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을 따랐습니다. 망종(芒種)(가시랭이 망(芒), 씨 종(種)자) 때 모내기를 시작합니다. 벼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물을 망(芒)이라 하는데, 보리를 베고 모를 심기에 적당한 때가 망종(芒種)이랍니다. 농부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현충일(顯忠日)의 ‘나타낼 현(顯)’은 ‘드러내다. 숨김없이 알도록 하다’ 뜻이 있어요. 충(忠)하는 사람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날이 현충일이라는 것이죠.
여기에서 ‘오늘’이라는 이 날이 그냥 있게 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들, 현충일에 드러내야 할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기념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을 잊어버리면?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현충일은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날이 됩니다.
우리를 사람답도록 늘 일깨우는 기념일이기 때문입니다.
3.
앞 이야기가 길어졌어요. 현충일을 기념하면서 우리의 신앙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기억, 기념의 신앙이라 정의할 수 있어요. 무엇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잊지 말라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은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늘 기억하고 기념하며 잊으면 안 됩니다.
우리의 주일(主日)을 생각해 보셔요. 주일의 기원은 안식일(安息日)입니다.
안식일에 대한 계명이 십계명 제4계명입니다.
출애굽기 20:8-10을 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했어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야 하는 이유가 이 날이 하나님께서 안식하신 날, 여호와의 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기억하여 지키라 했습니다.
안식일에 대한 다른 해석이 있어요.
신명기 5:15에서는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
출애굽기에서는 안식일이 하나님 여호와의 날이므로 안식해야 한다고 했는데, 안식일을 지킴으로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죠.
신명기에서는 안식일을 지킴으로 쉼 없이 일해야 했던 종살이에서 자유와 해방을 준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내용입니다.
구약에서 안식일을 지키라는 것은 하나님을 잊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도록 제정하여 안식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안식일이 아니라, 주일을 지킵니다.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십자가 죽음으로 무덤에 묻힌 지 제3일에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고 부활함으로 우리를 사망으로 이끌고 가는 모든 죄의 사슬을 끊고 생명을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기억하는 날이 주일입니다.
생명 구원의 은혜를 얻은 날을 주일을 지킴으로 잊지 않는 것이죠.
성수주일의 목적이죠.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면서 우리에게 생명구원의 은혜를 주시는 주님을 잊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것이죠.
4.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해 봅니다. 구약성경의 핵이 무엇일까요?
구약 전체를 압축하고 압축하면, 마지막에 남는 핵은 무엇일까요? 십계명(十誡命)입니다.
이 십계명의 본래의 목적이 무엇일지 성경을 통해 확인해 봅시다.
출애굽기 20:2-3과 신명기 5:6-7을 비교해서 봅니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십계명 첫째 계명에 이어 십계명이 이어집니다.
여기에 십계명을 지키도록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목적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은혜를 잊지 말라고 하십니다.
자신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 가지 계명을 주신 것입니다.
혹시 이스라엘 백성이 잊을까 해서, 말씀의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두 돌 판에 기록하여 주셨습니다.
이 열 개의 계명들이 손가락 되어 가리키는 곳을 보면, 그곳에 출애굽의 은혜를 이루어 주신 여호와 하나님이 계십니다.
하나님을 기억하느냐? 억압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잊지 않고 있느냐?
그것이 계명을 지키는 신앙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쉐마(shema)로 지키는 신명기 6:4-9을 보면,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하고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고, 말씀을 손목에 매고, 미간에 붙이고, 문설주와 바깥문에도 기록하라 했어요.
이것은 절대로 잊지 말라는 말입니다.
이 말씀을 한 후의 본문을 보면, 하나님께는 걱정이 있었어요.
신명기 6:10-12을 보면, 조상에게 주리라 맹세하신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 성읍을 차지하고, 풍성한 생산물을 차지했을 때, “너는 조심하여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를 잊지 말라.”고 했습니다.(신 6:12)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생활이 펴지고, 배가 불러지면 날 잊을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한 것입니다.
잊으면? 배은망덕(背恩忘德)이죠.
개구리가 올챙이 때를 잊는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잊지 않도록 자꾸만 기억하게 하는 십계명을 지키라고 한 것입니다.
5.
십계명을 탄생케 하여 받은 요람이 있습니다.
유월절 사건입니다.
출애굽기 12:23-27은 첫 유월절 사건에 대한 기록입니다.
애굽 사람들에게 장자를 죽이는 열 번째 재앙을 내릴 때, 이스라엘 사람들은 문설주에 어린 양의 피를 보고 죽음이 넘어갑니다.
유월절의 유래에 대한 것인데,
이 일을 규례로 삼아 너희와 너희 자손이 ‘영원히 지킬 것’(출 12:24)이라 했어요.
영원히 절기를 지킴의 목적이 죽음을 넘어가게 한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음에 있습니다.
이 신앙이 십계명을 받은 요람이며, 구약성경의 신앙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이스라엘아,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아라. 기억해라. 유월절 절기를 잘 지켜라. 십계명을 지켜라.”
이 모든 명령어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신약성경 신앙의 핵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사건은, 유월절 어린 양의 희생을 의미합니다.
예수께서는 유월절 희생양으로 십자가에서 죽었기 때문에 우리가 생명을 얻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십자가를 의미적으로 해석한 것이 예수께서 제정하신 성만찬입니다.
누가복음 22:19에 예수께서는 “떡을 가져 감사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다.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1:23-26에서 누가복음 22:19의 말씀을 반복하면서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4)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5)
했습니다.
이것은 교회가 어떤 곳인지를 규정하는 예식으로서,
교회는 성만찬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잊지 않고 기념하는 공동체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예수님의 유월절 희생양이 되어, 우리의 죄악을 씻어주시어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기어 주시는 은혜를 기념하는 예전이요, 주님의 은혜를 항상 기억하며 감사하는 제자로 살아가는 것이 받은 은혜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신약의 신앙 역시 구약과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기념하면서 기억하고 잊지 말라고 합니다. 잊지 않는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것이죠.
6.
우리의 삶은 온통 기억으로 채워집니다.
자신들의 살아온 삶을 되돌려 보면 수많은 기억으로 채워져 있음을 발견할 겁니다.
사랑을 고백함으로 부부가 된 아름다운 기억들, 자녀들이 태어남으로 얻은 기쁨과 보람의 기억으로 인생의 시련과 고통을 믿음으로 극복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총의 기억으로 감사로 사는 것이죠.
부모의 사랑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부모님의 사랑이 자신들 안에 가득함을 우리는 인정합니다.
부모의 사랑을 잊으면 불효입니다.
스승의 은혜를 기억하지 않으면 망덕자입니다.
아내와 남편의 사랑을 잊으면, 불화가 망각의 틈새에 들어와 자리를 차지합니다.
받은 은혜를 완전히 잊으면? 치매가 됩니다.
이제 우리는,
은혜의 때인 지난날이 있어서 오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삶의 고비 고비 때마다 받은 은혜가 쌓여 있습니다.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 강국이 그냥 되었나요?
지난 세월 동안 가난을 극복하려고 희생한 분들이 있어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시대는 은혜의 때를 잊고 사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어요. 소위 배은망덕한 시대로 변신한다는 말입니다.
자꾸만 지난날의 은혜와 단절시키려는 죄악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영의 활동에 생명의 기, 성령의 활동이 통해야 하는데, 이 은혜가 순환되지 못하도록 가로 막는 시험과 유혹이 강력해 지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더 우리가 주께로부터 받은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영적 예민성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들에게는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고비 고비마다 받은 은혜의 보석들이 온 몸과 삶에 가득한 것이 보입니다. 없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요. 우리는 받은 은혜의 보석들을 귀하게 여기어야 합니다.
보석을 달아 주신 주님을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잊지 않는, 바른 신앙으로 자신을 세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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